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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가 인터넷 쇼핑몰 1세대인 인터파크의 새 주인이 됩니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의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의 지분 70%를 294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습니다. 인터파크 대표의 지분(28.41%)을 넘기는 ‘지분 매각’ 방식이 아니라, 여행 사업 및 티켓 등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만 파는 ‘사업 매각’ 방식이죠. 이에 따라 인터파크는 쇼핑몰, 도서, 티켓, 여행 사업 등이 포함된 전자상거래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법인을 신설하고, 해당 법인의 지분 70%를 야놀자에 매각합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는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해외 여행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원래 지난 여름 야놀자가 인터파크 전체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스물스물 피어올랐습니다. 하지만 8월에 인터파크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 야놀자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물밑으로는 이렇게 인터파크의 사업 일부를 인수하기 위한 계략을 짜고 있었던 것이죠. (개인적으로 야놀자는 굉장히 큰 그림을 그리는데 능한 기업이라는 생각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인터파크는 국내 최초의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그간 공연·티켓 판매와 여행 상품 예약에 주력했지만, 쿠팡, 네이버 등 대형 이커머스에 밀리면서 점유율이 급락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과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게 되었습니다. 인터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9년 대비 7.1% 줄고, 영업손실은 11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인터파크는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합니다. 야놀자는 바로 이로한 인터파크의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이죠.

 

야놀자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다가오며 여행, 공연 등의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 준비 작업으로 인터파크를 인수해 해외여행 패키지, 항공, 숙박 등 판매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야놀자는 국내에서 숙박과 여행 분야 대표 플랫폼이지만, 해외 여행 부문은 취약했습니다. 이러한 해외 여행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여행과 티켓 예매에 강점이 있는 인터파크의 핵심 사업이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여행 사업을 위해선 야놀자가 강세를 보이는 숙소 예약뿐만 아니라 항공편 예약, 공연 등이 필요한데요. 인터파크가 공연, 여행 등에 특화되어 있으니,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야놀자의 경쟁사인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 전문 해외여행 여행사 ‘온라인투어’의 지분 20%를 인수하여 해외여행 시장에 진출하려 하는데요. 국내 숙박 시장에서 맞붙었던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해외여행을 두고도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앞서 야놀자는 해외여행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 아웃바운드 업체 1위 하나투어와 손을 잡았습니다. 

야놀자에 대해 더 알아두면 좋은... 

야놀자는 여행에 중점을 둔 기업이지만, 테크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분야에서는 오라클에 이어 PMS 시장 2위를 차지했죠. PMS가 뭐냐고요? PMS는 호텔 예약, 체크인, 체크아웃, 객실 요금 및 청구 관리 등의 프런트 오피스 기능을 관리하는 온라인 시스템입니다. (이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확인하세요. 야놀자는 지난 9월 한 달간 미국,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의 호텔관리 서비스를 판매하며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란 설치없이 클라우드로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하죠.


야놀자의 목표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호텔의 각종 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하여, 숙박예약뿐만 아니라 호텔 룸서비스 주문, 체크인·아웃 등 여가활동 등 모든 호텔 내 활동을 야놀자 앱 하나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야놀자는 이번 인터파크 인수를 통해 야놀자의 솔루션을 다른 해외여행 플랫폼들과도 연계시켜 호텔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죠.

야놀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크게 증가할 해외여행 수요를 미리 대비한다는 계획입니다. 국내 여행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한다고 하는데요. 야놀자는 지난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향후 추가 인수합병(M&A)에도 나설 전망입니다. 더 나아가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죠.

 

독과점 문제 해결할 수 있나? 

얼마전 정부와 여당이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강력한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야놀자와 여기어때 등 숙박 플랫폼 업체도 수수료 및 광고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숙박 플랫폼 시장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점유율은 9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별개로 숙박 앱들이 광고비 사용 내역이나 광고 상품의 노출 관련 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로 인해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야놀자의 숙박업소 중개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입니다. 직접 전국에 숙박업소 230여개를 운영하기에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있습니다. 앞으로 야놀자가 독과점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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