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제도준비위원회(연준)"가 2022년 3월 16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 0~025%였던 금리는 0.25~0.5%로 변경된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3년 3개월 만이다.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 2020년 4월 '제로금리'를 선언한 시점을 기준으로는 2년 만이다. 연준은 올해 안으로 6차례 이상 금리를 더 올려 2% 선에 맞출 계획이다. 또한, 연준은 이미 지난주를 마지막으로 채권 매입을 종료했다. 오는 2022년 5월부터는 그간 사들였던 9조달러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담보부 증권(부동산담보증권) 등을 다시 매각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긴축을 본격화할 방침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연준의 채권 매각이 금리인상과 맞먹는 효과를 내는 긴축정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종적으로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하던 경기 부양책이 마침내 종료된다는 의미다.

연준은 통화정책 발표 후 성명을 통해 "금리인상 목표 범위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정책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 경제가 매우 강력하고 포지셔닝이 잘 된 만큼 연준의 긴축정책을 견딜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와 함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 압력을 받을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며 연준이 더 빠른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 시장 반응
보통 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발표된 직후,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마감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1.23%, 나스닥지수는 1.33%, 그리고 S&P500 지수는 1.23%로 상승했다. 투자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변환된 이유는 금리인상 폭이 그동안 월가의 예상했던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제롬 파월의 매파적 입장이 향후 미국 경제가 공고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금리 인상 배경
지금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40년 만에 가장 높다. 2022년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 상승했다. 1년 만에 물가가 8%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는 수많은 대출과 코로나 재난 지원금, 그리고 이 둘을 배경으로 한 소비 회복 등이 겹쳐진 결과다. 연준이 CPI보다 더 신경 쓴다는 개인소비지출(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PCE) 가격지수는 2022년 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6.1% 올랐다. 이중 음식 가격을 뺀 "CORE PCE"는 5.2%가 올라 1983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4.1%로 전망했다. 물가 목표치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연준의 의사결정권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크게 느끼는 중이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림으로써 대출이자를 늘려 대출량을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대출이 줄어듦으로써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방어해 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연준의 속내는 복잡하다. 단순히 정책을 정상화하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에 글로벌 경제 환경은 거대한 불확실성에 쌓여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자칫 고삐를 세게 쥐게 되면 '경기 연착륙'이 어려울 수 있다. 즉, '인플레이션'을 피하려다 '스태그플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 경기는 침체하는데 물가는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2.8%로 예상했다. 2021년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022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4%로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1.2%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연준이 지난 2021년 11월 테이퍼링과 함께 금리인상에 나선다고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5년 만기 기대 인플레이션율(Breakeven Inflation rate)은 11월 3.47%에서 연준의 정책전환 선언 이후인 12월 2.65%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꺼져 가던 인플레이션 우려에 다시 불이 붙어 버렸다.
러시아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큰 손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원자재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오일, 니켈을 비롯해 알루미늄과 밀 등 제조업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와 식품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가격이 급등 중이다. 단 2개월만에 70%가 폭등한 유가에 소비심리는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우려)가 다시금 폭등 중이다.
유럽의 상황은?
유럽은 미국 연준과 반대의 선택을 했다. 기준금리를 0% 수준으로 동결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이 수개월 뒤에나 있을 것이라 선언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속내도 미국만큼이나 복잡해 보인다. 아니, 어쩌면 미국 이상으로 복잡할 수 있다. 유럽의 2022년 2월 소비자 물가는 5.8%나 뛰어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에게 있어서 경제학적으로, 또 정치학적으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럽은 연합 차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경제제재에 영향 받는 것은 러시아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러시아와 교역하던 유럽연합 소속 모든 나라가 수출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전쟁 확산 리스크로 인한 경제 악화뿐만 아니라 전쟁 확산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유럽에게 중요하다. 유럽 중앙은행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내 역시 곧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 기준금리 1.25%는 미국보다 0.7%포인트가 높다. 미국이 올해 2.0%, 내년엔 최대 2.8%까지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기준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보다 금리가 낮으면 외화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대출이자 부담은 40조 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부담은 연 340만원, 한달에 30만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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