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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비트코인' 공동 법정화폐 채택

남미에 위치한 빈곤한 국가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했습니다. 이제 이 국가에서는 기존의 법정화폐였던 달러와 비트코인을 모두 법정화폐로 사용합니다. 

 

엘살바도르 국기 사진
엘살바도르 국기 

법정화폐가 뭐냐고요? 법정화폐는 결제수단으로서 법적인 강제력을 지닌 화폐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국가에서 "이건 돈이야, 그러니까 무조건 이 돈을 수단으로 재화를 거래할 수 있어"라고 보장하는 화폐입니다. 누군가는 디지털 쪼가리에 불과하다는 취급을 하는 비트코인이 국가에 의해 강제력을 가지게 되다니, 과연 엘살바도르의 경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이유?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엘살바도르더 원래 자체적인 법정화폐 '콜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80~1990년대까지 내전이 발생하면서 국가의 화폐 가치가 너무 낮아졌죠, 반대로 물가는 올라가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게되었습니다. 이에 엘살바도르 정부는 자국의 화폐를 포기하고 대신 미국의 달러를 법정화폐로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죠. 나름 독립적인 국가인데, 법정화폐로 달러를 쓰게되면서 미국의 화폐정책에 따라 국가 경제가 좌지우지된다는 것이죠.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추가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미국의 화페정책에 관한 영향을 줄여보겠다는 것이죠.

 

정치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기존에 거대 양당이 아닌 제 3세력 출신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출신이 아닌 정의당 혹은 시대전환과 같은 소규모 정당에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죠. 그동안 우파 대표 정권과 좌파 대표 정권을 모두를 경험해 본 엘살바도르 국민들이 그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판단하지 않고, 새로운 사람, 새로운 정권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분석입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엘살바도르의 현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는 파격적인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령, 높은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군인과 경찰의 범죄자 살상을 허가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살인율은 내려가서 국민들은 만족한고 있다고 하네요. 비트코인을 파격적으로 법정화폐로 채택한 이유도 이러한 파격 정책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엘살바도르가 아주 뜬금없게 비트코인을 미는 건 아닙니다. 엘살바도르는 화산이 있는데, 이를 지열 발전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 역시 지열로 만든 전기를 통해 채굴 공장을 돌리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게 된 것이죠. 비트코인이 화석연료 발전소 전기로 채굴되는 상황에서 탄소 관련 이슈를 피할 길이 없는 가운데, 지열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전기 기반 비트코인 채굴은 나름 똑똑한 아이디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의 성지될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면서 엘살바도르 정부가 노리는 게 또 있습니다. 그건 엘살바도르를 비트코인의 성지화하겠다는 것이죠. 예컨대,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면서, 암호화폐 지지자들에게 관광지로 소개될 가능성도 있죠. 거기에 기존 법정화폐였던 달러 때문에 달러 송금 수수료도 정부에 꽤 부담이었는데, 비트코인을 통해 매년 나가던 달러 수수료를 4억 달러(약 4천670억원)가량 아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그 자체로 "저장"의 개념이 동반되는 암호화폐의 특성상 저축률이 낮은 국민들이 자동으로 돈을 저축을 하게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에선 금융 인프라 발전이 더 용이해지는 측면도 있죠. 

 

물론 여기까지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채택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바라봐 준 시나리오입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이를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월급을 받고 회사를 빠져나오는 동안, 비트코인의 가치가 10% 하락한다면? 혹은 10% 상승한다면.... "이게 나라냐!" 소리가 절로 나오지 않을까요? 또 여전히 암호화폐가 범죄 자금 세탁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엘살바도르가 돈세탁의 주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탈세 문제도 해결해야 할 이슈이고요.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량도 비트코인의 법정화폐화를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암호화폐의 법정화폐화에 우려를 표했어요. 이는 엘살바도르가 IMF에 10억 달러를 대출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쩌면 엘살바도르 덕분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경제 실험을 지켜보면서, 또 다른 미래를 계획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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